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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연한 얘기지만 모든 물품의 제작은 구매부서로부터 발주서를 받은 뒤에 진행되어야 한다. 거래처로부터 견적서를 받아 그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고, 요구하는 QCD를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 때 발주를 하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구매업무를 하다보면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견적서도 받지 않은 상황에서 제작부터 진행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러한 경우를 보통 '선제작(선진행) 한다'고 표현한다. 아니면 선제작을 하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발주를 먼저 한 다음, 나중에 발주 금액을 결정하자고 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 선제작을 요청할 때 내세우는 근거는 이러하다. 중요한 고객에게 납품할 상품이라 일정이 늦춰지면 안된다거나, 생산일정이 너무 촉박해서 늦어지면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는 식이다. 심지어는 사내의 특정 부문이 정규 절차를 무시하고 구매 담당자의 상급자를 통해 요청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구매 담당자는 외부에 쉽게 휩쓸려서는 안되며, 구매 Process에 따라 신중히 대응을 해야한다. 구입 금액 보다 납기를 중심으로 움직이게 되면, 자기 뜻에 반한 구매 행위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미 모든일이 끝난 뒤에 가격 협의를 하고자 하면, 거래처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이 이뤄질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납기야 지킬 수 있겠지만 비용을 낮출 수는 없게 된다. 납기를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특급 요금을 준 셈이라고 합리화할 수도 있겠지만, 결론적으로는 통상보다 비싼 값으로 물품을 구입한 결과만 초래한 꼴이다. 게다가 한 번 이런식으로 구매를 진행해버리면 이력이 남기 때문에 거래처는 이를 근거삼아 동일한 요구를 하게 될 것이며,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구매 뿐만 아니라 다른 부서도 QCD 3박자를 갖춘 구매가 가능하도록 일치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주지하고 있어야 한다. 사실 이런 부분은 일개 구매 담당자가 진행하는 것은 어렵고, 구매 부문의 상급자가 앞장 서서 해당 내용을 분명히 주지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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